
일본 축구계의 원로 지도자 오카다 다케시가 홍명보 전 한국 대표팀 감독과 나눈 사적인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2026 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거센 비판에 시달렸던 홍 전 감독이 오카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힘든 심경을 털어놓았다는 것이다.
일본 문예춘추는 25일 오카다 감독의 인터뷰 일부를 보도했다. 오카다는 1997년 일본 대표팀 코치로 있다가 가모 슈 감독의 경질로 갑작스레 사령탑을 맡았고, 조호르바루에서 열린 이란과의 1998 프랑스 월드컵 최종예선 플레이오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일본을 사상 첫 월드컵 본선으로 이끌었던 인물이다. 이후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일본을 16강까지 올려놓기도 했다.
오카다는 자신이 겪었던 극심한 비판의 기억을 떠올리다 홍명보 전 감독의 이름을 자연스럽게 언급했다. 그는 '홍명보 감독이네'라고 말하며 '예전부터 알고 지내서 잘 아는 사이'라고 밝혔다. 이어 '얼마 전 그에게서 전화가 와서 오카다 씨, 큰일이 났어요라고 하길래 이마바리로 와, 내가 숨겨줄게라고 했다'고 전했다.
오카다는 '결국 로스앤젤레스로 가버렸지만, 대통령에게까지 비판받으니 안쓰러웠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1997년 성적 부진 당시 협박 전화에 시달리고 집 앞에 순찰차가 대기했을 정도로 극한의 압박을 경험한 바 있다. 월드컵 진출이 걸린 경기를 앞두고는 지면 일본에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고백한 적도 있다.
30여 년 전 자신이 겪었던 압박을 오카다는 이번에 홍명보 전 감독을 통해 다시 마주한 셈이다.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가 얼마나 큰 무게를 짊어져야 하는지를 몸소 경험한 인물이었기에, 그의 시선은 결코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두 지도자의 인연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