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프로야구 투수 임창용(50)에 대한 항소심 판결이 지난 7월 23일 광주지방법원에서 나왔다. 2019년 필리핀에서 도박 자금 1억5000만원을 빌린 뒤 8000만원을 갚지 않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던 그는 이날 집행유예 3년으로 감형됐다.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이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임창용은 1995년부터 2018년까지 24년간 한국과 미국, 일본 무대를 오가며 통산 141승 386세이브를 기록한 투수다. 그보다 많은 세이브를 올린 한국 선수는 오승환(64승 549세이브) 한 명뿐이다. 선발과 마무리를 번갈아 맡으면서 100승과 300세이브를 동시에 넘긴 선수는 그가 유일하며, 승수와 세이브를 더하면 선동열(156승 230세이브)의 기록을 넘어선다.
그의 이름은 도박 사건과 함께 세 차례 법정에 오르내렸다. 2014년 마카오에서 4000만원대 원정 도박을 벌여 2016년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고, 2021년에는 세종시의 한 사설 카지노바에서 1억5000만원 상당의 도박을 해 2022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2019년 필리핀 도박 자금 미상환 사건은 올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3년으로 마무리됐다.
그동안 임창용은 자신을 둘러싼 도박 사건에 대해 별도의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신중히 고민한 끝에 중앙일보와의 만남을 받아들였고, 조건은 “있는 그대로만 써달라”는 한 가지였다. 2019년 은퇴 이후 언론과 공식적으로 접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8월 12일 광주의 한 식당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임창용은 자신이 처음 카지노를 접한 시점을 밝혔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당시 25세였던 그는 오페라하우스 인근 스타시티 카지노에서 블랙잭을 처음 접했고, 그 경험을 “좀 재밌네”라고 느꼈다고 회상했다. 이후 이어진 다섯 차례의 만남에서 그는 야구와 인생 여정을 담담한 말투로 풀어놨다.
이번 인터뷰는 화려한 기록을 남긴 야구 스타가 어떻게 도박에 빠져들었는지를 당사자의 목소리로 짚어보는 계기가 됐다. 관련 연재는 매주 수요일 총 5회에 걸쳐 이어질 예정이다. 그의 고백이 도박의 위험성을 되짚어보는 사회적 논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