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축구협회가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을 남자 축구대표팀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하자 그의 모국 스페인 언론이 다소 놀랍다는 반응을 내놨다. 스페인 매체 OK디아리오는 지난 1일 한국시간 기준 모레노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다시 잡게 됐다며 그가 한국과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열린 2026년도 제7차 이사회를 통해 공석이던 A대표팀 감독으로 모레노 감독을 확정하고 그와 함께할 코치진 5명의 선임도 함께 승인했다. 모레노 감독은 현재 파리 생제르맹을 이끄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선수 생활 없이 일찌감치 지도자의 길로 들어선 모레노 감독은 엔리케 감독 밑에서 코치로 커리어를 쌓았다. 셀타 비고와 AS로마를 거쳐 2014년에는 엔리케 감독과 함께 FC바르셀로나에 합류해 2017년까지 다수의 우승을 함께 경험했다. 2018년에는 스페인 대표팀에도 동행했으며, 이듬해 엔리케 감독이 개인 사정으로 자리를 비우자 감독대행을 거쳐 정식 사령탑에 올라 유로 2020 본선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다만 엔리케 감독 곁을 떠나 홀로서기에 나선 이후로는 성과가 따르지 못했다. 스페인 대표팀을 떠난 뒤 부임한 AS모나코에서는 약 7개월 만에 경질됐고, 그라나다에서도 한 시즌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2023년 맡은 러시아 소치에서도 첫 시즌 2부리그 강등을 막지 못했으며, 이듬해 승격에는 성공했지만 2025~2026시즌 개막 후 7경기에서 1무6패에 그치며 결별했다. 소치 재임 시절에는 선발 라인업 구성에 인공지능을 활용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으나 모레노 감독은 이를 완전히 거짓이라며 강하게 부인한 바 있다.
OK디아리오는 최근 클럽 무대에서 순탄치 않은 시간을 보낸 모레노 감독이 한국 대표팀을 맡게 된 상황을 두고 뜻밖의 복귀라고 표현하며 다소 의외라는 시선을 나타냈다. 여러 팀에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던 이력이 있는 만큼 그의 선임을 낯설게 바라보는 분위기가 읽힌다.
모레노 감독은 9월과 10월, 11월에 걸쳐 A매치 6경기를 지휘하게 된다. 최근 몇 년간 지도자로서 어려움을 겪어온 그가 한국 대표팀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