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의 박재현이 지난 9일 밤 NC전을 마친 뒤 곧장 김도영을 찾아갔다. 김도영은 이날 4회말 기습 번트를 시도하다 타구에 얼굴을 맞아 코뼈가 골절됐고, 광주 센트럴병원으로 옮겨져 밤늦게 비골 골절정복술을 받았다.
경기 후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전화를 건 박재현에게 김도영은 다짜고짜 라커룸의 짐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 박재현은 투수 황동하와 함께 짐을 챙겨 병원으로 향했고, 훗날 이를 떠올리며 형이 너무 걱정돼서 전화를 했는데 첫마디가 짐 가져오라는 말이었다며 서운함을 내비쳤다.
병원에는 이미 김도영을 걱정하는 팬들이 대거 몰려 있었다. 박재현조차 한때 입장이 막힐 정도로 인파가 많았고, 병원 관계자는 진짜 선수가 맞는지 몇 차례 확인한 뒤에야 그를 들여보냈다. 박재현이 도착했을 당시 김도영은 시술을 받는 중이었다.
치료를 마치고 나온 김도영에게 박재현은 왜 번트를 댔느냐며 타박했다. 이에 김도영은 살아서 나가려 그랬다고 웃으며 답했고, 박재현은 3점 차 상황에서 번트를 댄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박재현은 새벽 1시까지 병실에 머물며 입으로 호흡해야 하는 김도영의 곁을 지켰다.
현재 김도영의 상태는 우려와 달리 양호한 편이다. 코끝 부위만 약간 부어 있을 뿐 표정도 밝고 대화도 무리 없이 하고 있으며, 죽을 준비해 간 구단 관계자의 예상과 달리 밥도 잘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열린 NC전에서는 두 선수의 우정에서 착안한 무등산데이 이벤트가 예정대로 진행됐지만 박재현 홀로 그라운드를 지켰다. 그는 형이 없어 쓸쓸하다면서도 형을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고, 이범호 감독 역시 번트 상황에 대한 아쉬움을 전하며 김도영이 퇴원한 뒤 직접 이야기를 나눠보겠다고 밝혔다. 팀 전체가 에이스의 빠른 회복을 바라는 가운데 김도영의 복귀 시점에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