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체스터 시티의 엘링 홀란(26·노르웨이)이 상징이던 긴 머리를 버리고 반삭 버즈컷으로 변신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세 차례 차지하고 북중미 월드컵에서 7골을 넣은 그는 지난 주말 트레이드마크였던 금발 장발을 짧게 잘라내며 화제를 모았다.
선배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힘의 원천이라며 머리를 자르지 말라고 경고했던 인물로, 이번 변신을 두고 내기에서 진 것 아니냐며 정색했다. 여자친구 이사벨 요한센은 처음에는 귀엽다고 했다가 홀란이 시무룩해하자 진짜 터프해 보인다며 말을 바꿨다. 홀란 본인은 월드컵 직후 자르려 했으나 바빠서 미뤘다며, 이제는 이 금발을 놓아줄 때가 됐고 바이킹 중에도 짧은 머리를 한 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홀란이 골을 넣지 못하자 팬들 사이에서는 삼손처럼 힘을 잃은 것 아니냐는 반응과 바이킹 시대가 끝났다는 아쉬움이 뒤섞여 나왔다. 일부 팬은 엔초 마레스카 감독이 홀란에게 부분 가발을 붙여주는 합성 사진을 만들어 온라인에 공유하기도 했다.
더 선에 따르면 행동전문가 대런 스탠턴은 장발이 수비수들에게 심리적 위압감을 주는 일종의 방탄 갑옷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초인적 힘을 잃은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상징을 잘라낸 뒤 낯섦과 취약함을 느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이번 변신은 과거의 영광에서 벗어나 축구에만 몰입하겠다는 마인드 리셋의 의미로도 해석된다.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스타들이 머리를 자른 뒤 기량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폈는데 결과는 제각각이었다. 데이비드 베컴은 2000년 머리를 짧게 자른 뒤 도움왕과 리그 우승을 동시에 차지했고, 마이클 조던은 탈모로 삭발한 1989년 이후 NBA 파이널을 여섯 차례 제패했다. 반면 앤드리 애거시는 탈모를 가리던 가발이 벗겨질까 전전긍긍하다 1990년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패했지만 1995년 삭발 이후 그랜드슬램 6회 우승을 이뤄냈고, 안정환은 결혼 후 다시 기른 머리로 2002년 월드컵 골든골의 주인공이 됐다. 야구 이상훈은 2004년 SK 이적과 함께 9년간 유지했던 장발을 잘랐다가 반년 만에 은퇴한 사례로 남았다.
바이킹 전사의 갈기를 내려놓은 홀란이 삼손의 저주에 갇힐지, 조던과 애거시처럼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할지는 앞으로의 경기력이 말해줄 문제다. 짧아진 머리만큼 홀란의 다음 행보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