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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무대 밟은 적 없는 한국 대표팀 감독

Lv.100스포츠정보2026.09.01 15:08조회 2댓글 0
대표팀 훈련장에서 멀찍이 선수들을 바라보는 정장 차림 감독의 뒷모습, 흐린 조명 아래 실루엣만 부각되는 구도

대한축구협회가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을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사령탑으로 공식 발표하면서 그의 남다른 이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협회는 9월과 10월 A매치 4경기, 11월 A매치 2경기를 모레노 감독이 이끈다고 1일 밝혔다. 그는 서류와 면접 절차를 거쳐 임시 지휘봉을 잡게 됐다.

모레노 감독의 특이한 점은 프로 선수 경력이 전무하다는 사실이다. 1977년생인 그는 지역리그에서 아마추어 선수로 뛰다 25세에 은퇴했고, 바르셀로나대에서 축구와 무관한 상업·국제관계학을 전공했다. 은행원으로 일하면서도 틈틈이 경기를 분석할 만큼 축구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가 지도자의 길로 들어선 계기는 14세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라나다 구단 홈페이지에 따르면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학교 교내 리그 팀 코치를 맡으면서 축구에 눈을 떴고, 이때부터 경기의 모든 측면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축구계에 발을 들인 것은 36세이던 2003년으로, 이 시기 코치 자격증을 취득했다.

인생의 전환점은 2010년 7월 찾아왔다. 당시 FC바르셀로나 B팀을 맡고 있던 루이스 엔리케 현 파리 생제르맹 감독의 연락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됐고, 이후 바르셀로나 B 분석가로 합류했다. 이후 그는 AS로마, 셀타 비고, 바르셀로나, 스페인 대표팀까지 엔리케 감독을 그림자처럼 보좌하며 수석코치로 활약했고, 비선수 출신이라는 한계를 데이터 중심 분석으로 극복한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9년에는 엔리케 감독이 가족 문제로 자리를 비운 사이 스페인 대표팀 임시 사령탑을 맡기도 했으며, 이후 엔리케 감독이 복귀하면서 둘은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AS 모나코, 그라나다, PFC 소치를 거치며 홀로서기에 나섰지만 그라나다와 소치에서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물러섰다. 2023년 한 차례 한국 대표팀에 지원했던 그는 3년 만에 위기의 한국 축구를 이끌 인물로 낙점됐다.

스페인 국적 지도자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프로 무대 경험 없이 데이터와 전술 분석만으로 정상급 지도자 반열에 오른 그의 행보가 한국 축구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시선이 쏠린다. 9월 A매치를 시작으로 그의 지도력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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