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가 9연패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11-13으로 패하며 시즌 최다 연패 기록을 이어갔다. 이날 승리로 KT는 69승 3무 43패를 기록하며 삼성 라이온즈를 제치고 다시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선발로 나선 한화 왕옌청과 KT 고영표는 나란히 흔들렸다. 왕옌청은 3과3분의1이닝 동안 6점을 내줬고 고영표 역시 3이닝 만에 7실점을 기록하며 조기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초반부터 양 팀이 점수를 주고받는 난타전이 이어졌지만, KT가 3회부터 6회까지 매 이닝 득점을 추가하며 승부의 흐름을 가져갔다.
경기의 분수령은 8회말이었다. 한화가 8회초 1점을 만회했지만, 곧바로 마운드에 오른 정우주가 흔들리며 승부에 결정타를 맞았다. 그는 김상수에게 볼넷을 내준 뒤 유준규의 희생번트 타구를 실책으로 처리해 출루를 허용했고, 이어진 오윤석의 안타로 실점했다. 1사 2, 3루 위기에서는 보크로 추가 득점을 내줬고, 권동진의 희생플라이까지 더해지며 KT에 8회말 3점을 내줬다.
정우주는 지난달 김서현과 함께 한화의 가을야구 반등을 위해 1군에 재등록된 투수다. 그러나 후반기 성적은 8경기 1패, 평균자책점 18.90으로 극도로 저조하다. 지난 시즌 신인답지 않은 패기를 보였던 것과 달리, 올 시즌은 2년 차 징크스 속에서 구위 회복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프로 무대에서 2년 차 시즌은 유독 부침이 큰 시기로 꼽힌다. 신인 때의 성과가 오히려 부담으로 이어지거나, 무리한 기용이 후유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우주처럼 신인 시절 주목받았던 선수일수록 팬들의 기대와 비판이 동시에 쏟아지는 만큼 심리적 부담도 크다.
한화의 가을야구 진출이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에서, 정우주를 계속 실전에 세우는 선택이 옳은지에 대한 의문은 커지고 있다. 신인 시절 두각을 나타냈던 투수인 만큼 장기적인 시각에서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 정우주에게 필요한 것은 반복되는 등판이 아니라, 스스로를 재정비할 시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