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로 돌아온 고우석이 지난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 9회초 1점 차 리드 상황에 등판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2023년 9월 19일 이후 1081일 만에 기록한 세이브이자 개인 통산 140호 세이브였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앞서 잘 풀어준 야수들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이날 9회초 선두타자 르윈 디아즈에게 볼넷을 내준 뒤 김광삼 투수코치와 포수 박동원이 마운드에 올라오면서 주 구종을 커터로 바꾼 과정도 직접 설명했다. 고우석은 코치의 제안이 자신의 생각과 같았다며 커터로 손끝 감각을 다잡으면서 포심 패스트볼 궤적까지 되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양우현, 류지혁, 강민호를 연달아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겼다.
인터뷰 말미에는 새 글러브를 화제로 지난 7월 있었던 이물질 논란에 대한 뒷이야기가 이어졌다. 고우석은 지난 7월 26일 미네소타 트윈스 산하 트리플A 세인트폴 세인츠 소속으로 등판하려다 글러브 이물질 검사에 걸려 퇴장당했고 10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그는 당시 손에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는데 글러브 입구 가죽에 묻은 것을 두고 끈적한 물질이라며 징계를 내렸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고우석은 소속사와 선수노조를 통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정식 항소했고, 그 결과 징계는 10경기에서 8경기로 줄었다. 메이저리그가 이물질 단속을 강화한 이후 투수가 항소로 징계 감경을 끌어낸 것은 그가 처음이다. 그는 동료 중에도 항소했다가 기각된 경우가 있었는데 아무도 징계를 줄인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고우석은 징계 감경을 받아냈을 때의 기쁨이 메이저리그 데뷔보다 더 의미가 컸다고 밝혔다. 솔직히 메이저리그 데뷔는 생각도 못 했던 일이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이며 그동안 쌓였던 속내를 털어놨다. 부정 투구라는 오명을 벗어낸 것이 야구 인생에서 지켜온 공정함을 증명한 결과였다는 뜻으로 읽힌다.
힘겨웠던 미국 생활과 억울한 누명의 시간을 지나 친정팀 마운드에 다시 선 고우석은 복귀전에서 곧바로 세이브를 챙기며 마음의 짐을 덜어낸 모습이었다. 이제 그의 시선은 다시 팀의 남은 시즌과 가을 야구를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