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6 US 오픈 여자단식 8강에서 억만장자 가문의 두 딸이 코트 위에서 마주 앉았다. 세계랭킹 3위 제시카 페굴라와 27위 엠마 나바로의 대결로, 두 선수 아버지의 재산을 합치면 150억 달러, 한화로 약 20조417억원에 달해 경기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9일 USTA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이번 경기는 3번 시드 페굴라와 26번 시드 나바로의 맞대결로 치러졌다. 페굴라는 첫 세트를 3-6으로 내주며 흔들렸지만 이후 6-4, 6-3으로 두 세트를 연달아 가져오며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나바로와의 상대전적을 5전 전승으로 이어간 페굴라는 3년 연속 US 오픈 준결승 무대에 올랐다.
이번 대결이 주목받은 배경에는 두 선수의 집안 배경이 있다. 영국 매체 토크스포츠는 9일 이 경기를 두고 NFL 구단주의 딸이 150억 달러짜리 억만장자 가문 맞대결에서 상속녀를 꺾었다고 전했다. 페굴라의 아버지 테리 페굴라는 석유·천연가스 사업으로 약 118억 달러의 재산을 축적했으며, NFL 버펄로 빌스와 NHL 버펄로 세이버스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페굴라는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점에서도 특별한 관심을 받아왔다. 어머니 킴 페굴라는 서울에서 태어난 뒤 다섯 살 때 미국 가정에 입양된 인물이다. 페굴라는 과거 자신의 뿌리에 대해 내 절반은 한국인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2023년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오픈 우승 당시에도 어머니의 한국 출생과 입양 사실을 언급하며 한국에서의 우승이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상대였던 나바로 역시 재계 배경이 만만치 않다. 아버지 벤 나바로는 금융기업 셔먼 파이낸셜 그룹의 공동창업자로 재산이 약 32억 달러에 이르며, 신시내티 오픈과 찰스턴 오픈을 소유할 만큼 테니스 산업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도 두 선수의 8강전을 억만장자들의 대결이라 부르며 집안 재산 규모에 큰 관심을 보였다.
페굴라는 이번 승리로 세 시즌 연속 US 오픈 4강에 오르며 자신의 커리어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코트 안팎에서 화제를 모은 이번 대결은 테니스 경기력과 별개로 선수 가문의 배경까지 조명받은 사례로 남게 됐다. 앞으로 이어질 준결승 무대에서 페굴라가 어떤 성적을 이어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