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FC 김병지 대표를 둘러싼 비리 의혹 사건이 스포츠윤리센터 조사 단계에서는 기각 결론이 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종적으로는 셀프 신고를 이유로 각하됐지만, 실제 조사 과정에서는 혐의를 뒷받침할 근거를 찾지 못했다는 의미다.
10일 연합뉴스가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스포츠윤리센터 조사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담당 조사관은 사건을 심의위원회에 올리며 기각함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김 대표는 지난해 11월 한 언론사가 자신의 아들이 몸담았던 에이전시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보도하자 결백을 주장하며 스스로 센터에 신고했고, 센터는 같은 해 12월 3일 그의 신분을 신고인에서 피신고인으로 바꿔 조사에 착수했다.
제기된 의혹은 선수 5명에게 아들이 소속된 에이전시와 계약하면 강원FC 입단을 보장해줬다는 것과, 계약 과정에서 해당 에이전시에 과도한 수수료를 지급했다는 두 가지였다. 조사관은 선수 조사와 계약서, 내부 결재문서, 출전 기록 등을 검토한 뒤 두 의혹 모두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수수료는 FIFA 규정 상한선 안에서 135만~250만원 수준으로 지급됐으며, 선수 2명에게는 아예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은 접수 닷새 만인 지난해 12월 8일 담당 조사관에게 배정됐고, 조사실장은 초기부터 신속하고 적정한 처리를 강조하며 조사 방향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그러나 법정 처리기한인 90일, 연장 시 최대 30일을 넘겨 조사가 길어졌고, 기각 의견이 나온 뒤에는 오히려 절차가 표류하기 시작했다. 결국 심의위원회는 조사 내용이 아닌 김 대표가 스스로 신고한 형식을 문제 삼아 11차와 12차 회의를 거쳐 각하로 결론을 뒤집었다.
임오경 의원은 7개월 동안 행정력이 낭비됐다며 관련 사안에 대한 감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강제 수사권이 없는 스포츠윤리센터가 체육계의 모든 신고를 직접 조사하도록 한 현행 구조 자체가 모순이라며, 종목단체와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1차 조사를 맡고 센터는 중대 사건과 재심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며, 법원에서 센터 조사와 다른 판단이 나올 가능성도 남아 있다. 강제력 없는 조사권만으로 체육계 비리를 파헤쳐야 하는 스포츠윤리센터의 구조적 한계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