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개막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종목별 열띤 경쟁으로 달아오르고 있지만, 정작 선수들이 머무는 숙소를 둘러싼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침대는 물론 각종 설비까지 골판지로 제작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수단의 컨디션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매체 디 앤서에 따르면 트라이애슬론 싱가포르 대표 루크 추아 리 롱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숙소 내부를 촬영한 영상을 올려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그는 영상에서 침대를 가리키며 골판지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고, 동료 테이 이 준은 직접 침대에 누워 보이며 튼튼하다고 말한 뒤 매트리스를 들춰 프레임을 두드리며 실제로 골판지 소재임을 확인시켰다. 두 사람은 자전거 거치대 역시 같은 재질로 제작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 조직위원회는 참가 인원이 애초 예상했던 1만5천명을 넘어 1만7천명까지 불어나자, 별도의 선수촌을 새로 짓는 대신 비용 절감 차원에서 숙소를 나눠 운영하기로 했다. 이탈리아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호에 4천명, 나고야항 인근 컨테이너형 조립식 숙소에 2천명을 배정했고, 수영과 승마가 열리는 도쿄를 포함한 시내 일반 호텔에도 선수단을 분산 수용했다. 그러나 폭우 시 빗물이 새는 등 부실 시공 정황이 드러났고, 장신 선수들의 체격을 고려하지 않은 설계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닛칸스포츠는 지난 12일 컨테이너형 숙소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고 전하며, 신장 2m가 넘는 선수가 많은 남자 농구 종목에서 특히 불편이 크다고 보도했다. 한국 농구 에이스 이현중도 이와 관련해 불만을 말해도 소용없다며, 어떻게 하면 쾌적한 공간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숙소 문제는 시설 자체를 넘어 배정 과정에서도 불거졌다. 인도 매체 뉴 인디안 익스프레스는 일부 선수들이 숙소 배정을 기다리며 식사도 하지 못한 채 발이 묶였고, 늦은 밤에야 겨우 방을 구한 이들도 다른 인원과 함께 방을 써야 했다고 전했다. 사격 대표팀은 애초 예정됐던 숙소가 다른 참가자에게 넘어가면서 급히 다른 호텔로 옮겨야 했고, 장시간 비행 끝에 도착한 선수들이 음식과 편의시설조차 없는 크루즈선에서 대기해야 했던 사례도 보도됐다.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위해 4년이라는 시간을 준비해왔다. 비용 절감이라는 취지 자체는 이해할 수 있지만, 경기력과 직결되는 숙박 환경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남은 일정 동안 조직위 차원의 개선 조치가 뒤따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