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여자 비치발리볼 신지은-김정아 조가 아시안게임 사상 첫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25일 일본 헤키난 료쿠치 비치 코트에서 열린 여자 비치발리볼 D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태국이 말레이시아를 세트스코어 2-0(21-8, 21-7)으로 꺾으면서 신지은-김정아 조는 조 2위로 16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두 선수는 1승1패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지난 20일 태국과의 첫 경기에서 타라와디 나라폰라팟-워라피라차야콘 콩폽사루타와디 조에 0-2(8-21, 8-21)로 완패했지만, 22일 말레이시아와의 경기에서는 2-1(21-23, 21-15, 18-16) 역전승을 거두며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3세트 16-16 동점 상황에서 내리 2점을 따내며 승부를 마무리한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신지은은 고교 시절 배구 아웃사이드 히터로 뛰다가 V리그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비치발리볼로 종목을 바꿨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4전 전패로 대회를 마쳤고, 대회 직전 파트너가 갑작스레 교체된 것이 부진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후 은퇴까지 고민했던 그는 이번 대회 말레이시아전 승리로 개인 커리어 첫 아시안게임 승전보를 올렸다.
비인기 종목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신지은은 대회 출전 경비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햄버거 가게, 스키장, 스포츠 강사 등 여러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왔다. 8년간 아홉 차례나 파트너가 바뀔 만큼 불안정한 환경도 그를 힘들게 했다. 최근 경기 영상이 SNS에서 화제를 모으며 팔로워가 늘고 후원사가 생기면서 금전적 부담은 다소 줄었지만, 동시에 악의적인 비난도 뒤따랐다.
신지은은 대회 참가 전 출연한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경기용 비키니 복장을 둘러싸고 노출병 걸렸냐, 술집 여자 같다는 등의 악플에 시달렸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그런 비난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온 끝에 값진 첫 승과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16강에 오른 신지은-김정아 조는 오는 28일 경기에서 사상 첫 메달을 향한 도전에 나선다. 중국, 일본, 태국 등이 메달 경쟁의 강력한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두 선수가 그동안의 고비를 넘어온 저력으로 새로운 역사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