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또 한 번 완승을 거뒀지만 국내 팬들은 이번에도 그 장면을 직접 볼 수 없었다. 26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32강전 결과는 경기 종료 후 스코어로만 확인해야 했다.
안세영은 카자흐스탄의 카밀라 스마굴로바(세계 426위)를 게임스코어 2-0으로 제압했다. 스코어는 21-5, 21-5로 압도적이었고, 첫 게임에서는 11점을 연속으로 따내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전체 경기 시간은 휴식시간을 포함해 20분에 불과했으며, 1게임은 9분, 2게임은 8분 만에 끝났다. 64강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데 이어 32강까지 빠르게 마무리하면서 체력 소모를 최소화한 점은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안세영에게 긍정적인 결과다.
문제는 경기가 열린 4번 코트에 카메라 자체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번 대회 주관방송사인 CMG-IMP는 조직위원회가 선정하고 OCA가 승인한 기관으로, 국제방송신호를 제작해 각국 중계권사에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4번 코트는 애초에 국제신호 제작 대상에서 빠져 있어 한국은 물론 어느 나라 팬도 해당 경기를 방송으로 시청할 수 없었다.
이런 일이 벌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2일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여자 단체전 8강전 역시 4번 코트에서 열리면서 중계가 되지 않았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단체전 첫 경기에 이어 개인전 첫 경기까지, 나흘 사이 두 차례나 같은 이유로 미중계 상황을 겪었다.
4번 코트를 둘러싼 불만은 한국 팬들만의 것이 아니다. 지난 21일 중국 남자 배드민턴 대표팀 경기가 이 코트에 배정되자 중국 팬들 사이에서도 항의가 나왔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탁구 스타 왕추친-쑨잉사 조의 혼합복식 32강전도 4번 테이블에서 열려 중계가 끊기자, 중국 CCTV가 현장 취재진의 스마트폰 3대를 동원해 자체 생중계를 진행하기도 했다.
안세영은 같은 날 16강전에서 스리랑카의 라니트마 웨이헤나 리야나지(세계 142위)와 맞붙는다. 해당 경기가 어느 코트에서 열릴지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며, 이번에도 4번 코트에 배정될 경우 국내 팬들은 또 한 번 결과만으로 경기를 확인해야 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대회 운영 측의 중계 인프라 보완이 이뤄지지 않는 한 비슷한 상황은 계속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